덤벙 주초(柱礎) 세상은 평탄하지 않고, 반반하게 고르려고만 하지 마라 둥글넓적한 자연 그대로의 돌을 다듬지 않고 건물의 기둥 밑에 놓은 주춧돌을 덤벙 주초라고 부른다. 어느 날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.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? 할머니는 한 쪽 눈을 실명하셨고,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.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였다.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.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몇 년이 흘렀다.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&란 것을 알..